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0단독(재판장 이재욱)은 2026년 8월 26일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사건(2025고단6389)에서 피고인 A, B, C, D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판결 요지 공시를 명했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수학교재를 출판하던 피고인 C와 교재개발실장으로 근무하던 피고인 D가 고등학교 현직 교원인 피고인 A, B에게 수학문항 출제를 의뢰하고 대가를 지급한 행위가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는 금품수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기소했다. 공소사실에는 C가 다른 현직 교원 L에게 문항을 공급받고 L의 처 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한 내용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3호의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제공되는 금품등'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핵심으로 봤다. 재판부는 공직자등이 제공한 반대급부를 현저하게 초과하는 수준의 금품이 제공됐다면 채무 이행의 외관만 만든 것에 불과해 금지되는 금품수수에 해당할 수 있지만, 반대로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금품이 제공됐다면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지급액이 문항 제작의 대가로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다. 피고인 A이 받은 금액은 모의고사용 문항의 경우 문항당 평균 241,653원, 일반교재용 문항의 경우 문항당 평균 124,604원이었고, 피고인 B이 받은 금액은 모의고사용 문항의 경우 문항당 평균 238,839원, 일반교재용 문항의 경우 문항당 평균 137,029원이었다. 또 C와 D가 전문 업체나 일반인 공모를 통해 공급받은 문항의 지급액은 전문 업체의 경우 150,000원에서 391,304원, 공모의 경우 100,000원에서 500,000원으로, 교사들에게 지급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더 높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C와 D가 교사들로부터 받은 문항의 내용을 심사·검토해 실제로 교재에 채택하는 경우에만 대가를 지급한 점도 들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금품은 문항 제작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로서 사적 거래에 따른 채무 이행에 해당하므로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의 수수 금지 금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B와 L이 소속 기관장의 겸직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3호의 적용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다. 또 이들이 공급한 문항을 자신이 재직하는 학교의 시험에 출제하지 않았다는 점, C가 L의 처 명의 계좌로 송금한 부분도 문항 대가 지급으로 인정되고 액수가 반대급부에 상응하는 수준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함께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아울러 피고인 A 측의 공소시효 완성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1항 위반의 죄수는 각 회계연도별로 1죄가 된다고 보고, 별지 범죄일람표 1의 순번 1 내지 11번 부분은 전체적으로 1죄로 봐 공소시효는 최종 행위의 종료일인 2021. 2. 25.부터 진행된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4일 전국법원 주요판결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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