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이 2026년 8월 11일 선고한 2025고정504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 A는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로, 2022년 10월 7일 안면 시술 과정에서 환자 E에게 리도카인 주사액 2cc와 덱사메타손 주사액 1cc를 주사한 것을 비롯해 2022년 2월 23일경부터 2023년 1월 20일경까지 10명의 환자에게 한의사 면허 범위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우선 전문의약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한의사의 사용이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약사법과 관련 고시 체계상 한약제제 역시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되고, 약사법 제23조 제3항을 문언대로만 해석하면 한의사가 일반의약품도 처방할 수 없게 되는 결과가 생긴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대법원 2022년 12월 22일 선고 2016도21314 전원합의체 판결이 제시한 새로운 판단 기준은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과 같은 의약품 사용 전반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진단행위와 치료행위, 의료기기와 의약품은 개념이 구별되고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가능성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리도카인과 덱사메타손의 작용기전이 서양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따라 개발된 것으로 판단했고, 효능과 용법, 사용 시 주의사항, 환자의 부작용 발생 여부 관찰과 예방 조치 등에 비춰 이들 의약품 사용에는 서양의학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피고인이 이를 ‘완통약침’과 ‘염증예방약침’이라는 이름으로 시술했더라도, 기존 서양의학적 약리기전에 따른 효능·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된 사용인지 보조적 사용인지, 사용량이 소량인지 여부만으로 면허 범위 판단이 달라질 수 없고, 의료행위 전후의 전체 과정에서 해당 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추가적인 위해 발생 우려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피고인에게 의료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은 17일 전국법원 주요판결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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