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특수관계인 회생절차만으로 업무무관 가지급금 익금산입 배제 안 된다고 판단

곽형균 기자 입력:2026-08-22 10:26 수정:2026-08-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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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관계인에게 지급한 업무무관 가지급금은 상대방에게 회생절차가 개시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익금산입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회생절차에 들어갔더라도 채권 회수를 위한 구체적 노력과 회수 가능성 등을 종합해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2026년 8월 12일 선고한 2026두30419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사건에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만으로 업무무관 가지급금 미회수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회생계획 인가에 따른 면책이 있더라도 채권이 존속하는 이상 세법상 익금산입은 가능하다고 봤다.

판결에 따르면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1조 제9호의2는 특수관계가 소멸하는 날까지 회수하지 않은 업무무관 가지급금과 그 이자를 법인의 익금에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법인이 사실상 채권을 포기하거나 채무를 면제해 그 상당액이 사외유출된 것으로 보고, 특수관계인에 대한 소득처분의 전제로 삼기 위한 규정이라는 것이 대법원 설명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회수가 불가능한 쟁송이 있거나 이에 준하는 사정 등 기획재정부령이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익금산입에서 제외될 수 있다. 대법원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돼 개별적 권리행사가 제한되더라도, 회생절차에 참가해 회생채권자로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채권 회수가 가능한 이상 일률적으로 회수불능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당한 사유 판단 기준으로 법인이 회생절차 개시 전부터 해당 채권을 계속 관리하며 회수 노력을 기울였는지, 회생절차 개시 뒤 회생채권 신고를 했는지,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 가능성을 검토했는지, 채권 회수를 임의로 포기하거나 면제한 것으로 볼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당한 사유의 존재는 이를 주장하는 납세의무자가 증명해야 한다고도 했다.

판결은 회생계획 인가에 따른 면책의 효과도 따로 정리했다. 대법원은 회생채권이 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거나 신고되지 않은 채 회생계획 인가결정이 내려지면 채무자는 책임을 면하지만, 그렇다고 채무 자체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따라서 업무무관 가지급금에 해당하는 채권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상, 그 채권의 존속을 전제로 한 익금산입은 면책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법인의 대표자로, 2012년 법인으로부터 업무무관 가지급금을 제공받았다. 이후 원고는 2015년 7월 14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고 2017년 9월 19일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이 사건 법인도 2015년 6월 8일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으나 2016년 3월 9일 인가 전 폐지됐고, 같은 달 25일 파산선고를 받았으며 파산절차는 2019년 1월 31일 폐지됐다.

과세당국은 세무조사를 통해 이 가지급금을 확인한 뒤 이 사건 법인에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했고, 인정이자에 관한 2015년 종합소득세와 특수관계 소멸에 따라 미회수 잔액에 관한 2016년 종합소득세를 각각 부과했다. 대법원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법인이 해당 가지급금 채권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하지 않았고, 원고 측이 미회수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도 증명하지 못했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회생절차에 들어간 특수관계인에 대한 채권이라고 해서 곧바로 세법상 불이익을 피할 수는 없으며, 회수 노력과 회생절차상 권리행사 여부를 납세자가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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