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제로시리즈 광고 [사진=롯데제과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6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롯데제과가 출시한 제로시리즈가 "소비자 기만"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롯데제과가 설탕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한 말티톨이라는 성분이 혈당을 크게 올린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혈당을 낮추고 포화지방을 덜 섭취하기 위해 제로 시리즈를 구매하는데, 이런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이 글에 따르면 설탕이 65g일 때 말티톨은 35g 이상 혈당을 올린다고 한다.
롯데제과는 지난 5월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를 출시했다. 제로 시리즈 안에는 과자류인 제로 초콜릿칩쿠키, 카카오 케이크, 후르츠 젤리 빙과류인 제로 아이스콜라, 아이스초코바 등 총 5종이 있다.
이 '제로 시리즈'는 대박이다.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제로' 시리즈의 매출 기여는 500억 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아주로앤피는 롯데제과의 ‘제로 시리즈’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살펴봤다.
롯데제과가 출시한 제로 시리즈 [사진=롯데제과 홈페이지 갈무리]
법은 말티톨을 당류로 규정하지 않는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말티톨은 설탕의 60~70% 당도로, 설탕 대비 체내 흡수율이 낮아 저칼로리 대체 감미료로 이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롯데 제로시리즈는 모두 말티톨이 첨가돼있다. 제로 카카오케이크는 D-마티톨이 17%, 제로 초콜릿칩 쿠키에는 41%가 들어있다. 제로 후르츠 젤리에는 말티톨시럽이 90%, 제로 아이스콜라에는 말티톱시럽이 17.5%에 D-말티톨이 8% 포함돼있다. 제로 아이스 초코바에는 D-말티톨이 10%, 말티톨 시럽이 8% 포함돼있고 준초콜릿이 10% 첨가돼 있다고 하는데 이 중 D-말티톨의 성분이 30% 들어있다.
행정규칙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당류”라 함은 식품 내에 존재하는 모든 단당류와 이당류의 합을 말한다.
단당류는 다당류를 산 또는 효소로 가수분해했을 때 생기는 당이다. 이 중에는 글루코스, 프룩토스, 마노스, 갈락토스, 리보스 등이 있다. 흰 쌀밥과 설탕이 대표적인 단당류 식품이다.
다당류는 단당류의 화합물이 분자가 결합해 다른 화합물이 되는 중합에 의해 생성되는 고분자 탄수화물이다. 중요한 다당류에는 이눌린, 녹말, 글리코겐, 셀룰로오스 등이 있다. 옥수수, 감자, 밀가루가 다당류가 많은 대표적인 식품이다.
말티톨은 당류가 아닌 당알코올에 속한다. 당알코올은 인공감미료에 쓰이는 식품 첨가제 중 하나다. 흔히 '대체당'으로 불리는 당알코올은 하루 2000㎉ 기준으로 적정 권장량은 50~100g 정도로 알려져 있다.
롯데의 제로 시리즈의 영양성분을 보면 모두 당알코올 성분이 있다고 표기된 것을 알 수 있다. 제로 카카오케이크는 21g, 제로 초콜릿칩 쿠키는 15g, 제로 후르츠 젤리는 8.3g, 제로 아이스 콜라에는 24g, 제로 아이스 초코바에는 12g의 당알코올이 포함돼있다.
[사진=롯데제과 홈페이지 갈무리]
당알코올이 첨가된 식품을 아무 조치 없이 판매한다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당알코올은 올리고당 성분에 알코올을 붙여서 만든 성분으로, 가장 대표적인 설탕 대체재로 널리 사용된다. 특히 소르비톨, 자일리톨, 말티톨 등 ‘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설탕만큼의 단맛을 내지만 열량이 적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다량을 섭취할 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법은 당알코올을 첨가할 시, 별도의 조치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행정규칙 식품등의 표시기준을 보면, 당알코올류를 다른 식품과 구별, 특징짓게 하기 위하여 원재료로 사용한 제품의 경우 해당 당알코올의 종류 및 함량, “과량섭취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등의 표시를 해야한다.
롯데제과의 제로 시리즈의 모든 제품을 확인했을 때, 보관방법 하단부에 “과량섭취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를 명기한 것을 알 수 있다.
법은 약간의 오차를 허용할 수 있도록 유연함을 보이고 있다.
같은 규정에 따르면, "저당류"로 표기하기 위해선 식품 100g당 5g 미만 또는 식품 100ml당 2.5g 미만의 당을 포함해야 하며, "무가당"으로 표기하기 위해서는 식품 100g당 또는 100ml당 0.5g 미만의 당만을 포함해야 한다. 여기에 따르면, 모든 무가당 식품이 당 ‘0g’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롯데제과가 내놓은 제로 시리즈 식품이 극소량의 당을 포함하더라도, 해당 기준이 넘지 않는 이상 법적인 문제를 삼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