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반환한 공무상요양비는 실손보험상 '실제 부담'으로 볼 수 없다

곽형균 기자 입력:2026-08-22 01:47 수정:2026-08-22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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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공무상 재해를 당한 공무원이 가해자 측 보험회사로부터 향후치료비 명목의 합의금을 받은 뒤 공무원연금공단에 같은 금액 상당의 공무상요양비를 반환한 경우, 그 반환액을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상하는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 12일 선고한 2023다282927 보험금 사건에서 이 같은 취지로 원심 판단 일부를 파기환송했다고 21일 판례속보를 통해 밝혔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실손의료비 특별약관의 해석원칙과, 반환된 공무상요양비가 보험금 지급 대상이 되는지였다.

대법원은 약관 해석의 일반원칙도 다시 확인했다. 약관은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목적과 취지를 고려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하고, 개별 계약 당사자의 의도가 아니라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정 조항은 문언 자체뿐 아니라 약관 전체의 논리적 맥락 속 의미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사건에서 원고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가해자 측 자동차보험회사로부터 향후치료비 등을 포함한 보험금을 받고 합의했다. 이후 공무원연금공단에 향후치료비 상당액의 기지급 공무상요양비를 반환했다.

피고 손해보험사는 장흥군과 사이에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는 공무원단체상해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이 사건 실손의료비 특별약관은 국민건강보험법 또는 의료급여법이 적용되는 경우 본인부담금과 비급여를 합한 금액 중 실제 부담액의 80%를, 적용받지 못하는 경우 실제 부담한 입원의료비의 40%를 보상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또 자동차보험에서 보상받는 의료비는 원칙적으로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원심은 가해자 측 자동차보험회사로부터 받은 향후치료비 명목의 돈은 특별약관이 정한 의료비가 아니라 합의금이라고 봤다. 그에 따라 원고가 공무원연금공단에 같은 금액을 반환함으로써 결국 그만큼의 입원의료비를 실제 부담하게 됐다고 판단했고, 피고에게 특별약관에 따른 보험금 지급의무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특별약관 제3조 제1항과 제3항은 공무상요양비 가운데 관계 법령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돼 피보험자가 최종적으로 부담·지출하는 부분을 담보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제3자가 같은 사유에 관해 이미 손해를 배상해 공무원연금공단이 그 범위에서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부분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부분으로 볼 수 없고, 공단이 이를 간과해 먼저 지급했다가 나중에 반환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특히 원고가 가해자 측 자동차보험회사로부터 받은 합의금 중 향후치료비는 원고의 치료비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원고가 그 금액 상당의 공무상요양비를 공무원연금공단에 반환했더라도, 이를 원고가 실제로 부담하는 부분이나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보상하기로 한 손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번 판결은 실손보험 약관 해석에서 조항의 문언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공무원연금 급여 체계와 제3자 배상 관계, 보험의 담보 목적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사례로 읽힌다. 대법원은 이런 전제 없이 실손의료보험금 지급의무를 인정한 원심의 해당 부분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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