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채상병 사건’ 관련, 대통령실이 3일 ‘해병 월권론’을 공개 제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같은 언급을 했다는 본지 보도 후 사흘 만이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군내 사고를 군인이 직접 수사하다 보니까 이것은 믿지 못하겠다고 해서 경찰이 (수사)하도록 하자, 이렇게 해놓은 것이 법 취지”라며 “이를 정면으로 거부한 게 박정훈 대령(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라고 밝혔다.
홍 수석은 “그러니까 이것(해병의 초동수사)도 안 맞아요. 조사하면, 수사하면 안 되는 거였거든요”라고 했다.
“기본적으로는 군사법원법이 개정됐고, 그것도 문재인 정부 때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에 대해 “수사권이 경찰에 있는데 해병 수사단이 월권을 한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일치하는 내용이다(아주로앤피 4월30일자 단독 보도 참조).
홍 수석은 이어 “채상병 사건은 경찰과 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대통령실에서는 이 절차가 끝나는 것을 기다려 봐야지 합법적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시각에 대해 “(수사기관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아니면 좀 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면 민간위원회 구성이라든지 아니면 더 나아가서 특검을 한다든지 입법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때 가서 그건 볼 노릇이다 이렇게 보시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이걸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거고 더 나아가서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까지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했다. 이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구명조끼도 못 입고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순직한 채모 해병대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법안이다.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당시 대민지원 홍보를 위해 해병대 글자가 잘 보이도록 복장을 통일하라는 임성근 해병1사단장(소장)의 지시가 있었고, 그에 따라 채 상병이 구명조끼를 입을 수 없었다고 보고 임 소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대통령실이 이첩 자료를 회수해왔으며, 임 소장 이름을 뺀 뒤 다시 이첩하라고 지시하는 등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부분이 특검 수사의 대상이다. 박 대령은 군 검찰에 의해 항명죄로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