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박원순 전 시장 성희롱 인정 판결 적절해"

성석우 인턴기자 입력:2022-11-15 17:25 수정:2022-1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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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부 "막강한 영향력 행사 가능한 박 시장 위력 고려해야"

  • 박 시장 배우자 강난희 씨 원고 패소 판결

[사진=노경조 기자]

[아주로앤피]

故 박원순 전 시장이 부하직원을 성희롱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박 전 시장의 배우자 강난희 씨가 인권위를 상대로 권고 결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15일 판결했다.
 
지난해 1월 인권위는 직권조사 결과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 이모티콘을 보내고 집무실에서 피해자의 손을 만졌다는 주장을 사실로 보는 등 성희롱에 해당하는 행위와 말을 한 점이 인정된다고 봤다.
 
강씨는 인권위가 피해자의 주장만 듣고 박 전 시장을 범죄자로 낙인찍었다며 지난해 4월 인권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직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박 전 시장에게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박 전 시장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불편함을 자연스럽게 모멸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박 전 시장의 행위가 여러 번 이뤄져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강씨 측은 피해자가 박 전 시장과 ‘셀카’를 찍는 등 친밀감을 표현한 정황이 있고 수년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에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강씨가 주장했듯이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사랑해요’, ‘꿈에서 만나요’ 등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성 간의 감정을 나타내기보다는 부서 동료, 상하 직원 사이 존경의 표시로 보인다”며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을 부정할 수 있는 증거는 아니라고 봤다.
 
선고 후 강씨의 대리인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당황스럽다”며 “유족과 상의해 재판부의 판단의 어떤 점이 부당한지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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