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 표준세율을 감경해 이른바 ‘반값 재산세’로 불린 서울 서초구의회 조례개정안이 적법하다는 최종 판단을 법원이 내린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서울시장이 서초구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를 근거로 재산세율을 감경하는 것은 지방세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방세법 111조 3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특별한 재정수요나 재해 등의 발생으로 재산세의 세율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표준세율의 100분의50 범위에서 가감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구세 조례 제10조는 지방세법 제111조 제3항에 따른 재산세의 세율은 표준세율의 100분의50으로 하며 시가표준액 9억 이하의 1가구 1개 주택을 소유한 개인에 한한다고 명시했다.
서울시는 주택 소유조건에 따라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나고, 다른 24개 자치구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이를 반대했다. 시는 해당 조례에 대한 무효확인소송 및 집행정지신청을 제기했고, 서초구의 재산세 감경 절차는 중단됐다. 대법원은 서울시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조례안의 효력을 본안 판결 시까지 정지시켰다.
대법원은 서울시의 조례안 의결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하며 서초구의 지방재정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례를 근거로 감경하는 세율의 적용 대상을 재해 피해자 등 일정 범위로 한정하는 것은 지방세법의 위임범위 내로 허용된다”고 판시했다.
또 “지방세법 111조 3항의 취지는 정부 승인이나 허가 없이 지자체의 자치법인 조례로 재산세 표준세율을 가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자체의 과세자주권을 보장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지자체의 조례안이 감경 세율 적용 대상을 한정하더라도 지방세법의 위임범위 한계를 넘어 무효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 총환급액은 35억원으로, 서초구는 3만여명에게 1인당 평균 10만원 정도의 환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6월 공시가격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를 2023년까지 감면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당초 재산세율을 0.05% 감면하는 1주택자 특례를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 적용하는 내용이다. 서초구와 같은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했기에 이번 대법원판결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진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