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재판부가 공판기일마다 '1일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공판 직무를 수행한 타청 소속 검사에 대해 '법정 퇴정'을 명령한 일이 법조계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재판부는 이를 '편법'이라고 판단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형식에 매몰된 법해석"이라며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A검사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재판 도중 퇴정 조치를 당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재판장의 편향된 소송 지휘, 퇴정 명령에 근거로 삼은 직무대리 관련 법률과 규정에 대한 편향된 해석 등을 기피 신청 사유로 정리해 법원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피 신청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서 허 부장판사의 '퇴정 명령'에 대한 적절성 또는 '직무대리' 위법성을 판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수십 년간 관행으로 인정돼 온 1일 직무대리가 심판대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검찰 측은 지금까지 직무대리 발령을 법원이 한번도 문제 삼은 적이 없었는데 수십 년 관행을 위법하다고 갑자기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때도 수사기록이 방대하고 복잡해 수사 검사가 직접 공소 유지할 필요가 있어 직무대리 발령을 하는 등 수십 년간 정착돼 온 제도"라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성남FC 사건 같은 특수사건이나 공안사건은 공판검사가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고 효과적인 공소유지를 위해 수사검사가 공판까지 담당해왔는데, 2년 단위로 이뤄지는 평검사 인사로 인해 수사검사가 다른 청으로 발령났을 때 공소유지를 위해 공판기일마다 직무대리 발령을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가) 형식적 법 논리에 매몰된 것 같다"며 "오히려 사건 내용을 잘 모르는 검사가 공소유지를 하다가 무죄를 받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관행으로 인정됐더라도 명문 규정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인사 운용 등을 고려해 지금까지 직무대리를 해 온 것인데 재판부가 법률 해석을 제한적으로 한 것 같다"면서도 "논란을 막기 위해 관행보다는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검사는 2022년 9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할 당시 이곳 수사 검사였다가 이후 부산지검으로 발령받았다. 지난해 9월부터는 직무대리 검사로 서울중앙지검에서 근무하다 성남FC 의혹 관련 피고인 7명의 뇌물공여·뇌물 등 혐의 사건 공판 기일 때마다 다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공판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1일 재판부는 이 이중 직무대리 발령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A검사는 지난해 9월부터 '1일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공판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중 직무대리 발령은 검찰청법 제5조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돼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청법 제5조는 '검사는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속 검찰청의 관할구역에서 직무를 수행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또 '관할 검찰청 검사 상호 간에 직무를 대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검찰근무규칙 제4조(직무대리)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검찰 측은 관행이라는데 관행이 불법이면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