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사기, MZ 겨냥 인스타에 집중..."플랫폼 '예방 의무' 강화해야"

이하린 기자 입력:2024-07-11 16:58 수정:2024-07-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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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스타그램·유튜브 등에 "고수익" 유혹

  • "플랫폼 업체도 책임, 자본·기술 투입해야"

[사진=픽사베이]

[아주로앤피] 자신들이 추천해주는 주식종목 투자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처럼 속여 돈을 송금하도록 만드는 이른바 ‘리딩방 사기’가 최근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온라인 인기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인이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본력과 기술이 뛰어난 플랫폼에서 자체 필터링 등을 강화해 리딩방 사기를 방지하도록 법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형사전문변호사는 11일 아주로앤피에 “최근 리딩방 사기 범죄는 인스타그램과 같이 온라인 중심으로 펼쳐지는 추세”라며 “재력을 과시하면서 홍보를 해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광주에 거주하는 김모씨(38)도 리딩방 사기에 당해 총 2억3000만원의 피해를 봤다(<[단독] "이 단톡방 사기예요" 콕 집어 알려줘도 "정신 건강이나 챙기라"는 황당 경찰>참조). 육아 휴직 중 여가 시간에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다 현혹된 것이다. 범죄자들은 경찰의 추적이 쉽지 않은 해외 서버를 활용했다. 
 
이 때문에 인스타그램 등 거대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관리와 감독을 통해 예방하도록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에게 맡겨둘 게 아니라 리딩방을 유도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특정 아이디나 계정을 영구 차단하는 방식으로 근원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을 사칭한 동영상을 활용해 코인 사기를 벌인 사건에 대해 플랫폼에 책임을 물었다. 해당 동영상이 유통된 유튜브와 구글에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례가 처음 나왔다.
 
곽 변호사는 “명예훼손성 글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플랫폼이 일시적으로 블라인드 처리해주는 것처럼, 리딩방도 불법 사기로 판단되면 임시 차단한 뒤 정상적인 투자 설명이란 게 확인되면 이를 풀어주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면서 “다만 이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을 받도록 하는 등 마구잡이식 차단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발달하고 있어 플랫폼 업체들이 이를 적극 도입하면 주식 리딩방과 같이 스팸 필터링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필터링은 특정 단어가 여럿 뜨면 이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당연히 범죄자들도 이를 알다 보니 필터링에서 걸러지지 않도록 특정 단어에 숫자를 섞는 등 ‘기술’을 쓰지만, AI 기술이 이런 변칙까지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발전된 기술로 일부 계정이나 아이디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차단하거나 영구 가입 불가 조치 등이 가능하다”고 했다.
 
물론 리딩방 범죄자들도 AI기술을 활용해 더 정교한 사기에 나서고 있어 ‘창과 방패’의 기술 싸움은 한 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
 
리딩방 사기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에게 마치 고수익이 난 것처럼 속이고 수수료를 내야 인출할 수 있다고 말하며 추가 송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황 교수는 “한번 피해를 본 사람에게 ‘피해를 안 보려면 또 돈을 내야 된다’는 식으로 2~3차 피해를 입히는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피싱 범죄 수사를 주식투자 불법 리딩방까지 확대해 합동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이번 달에 끝낼 예정이었던 ‘피싱 범죄 집중 차단 및 특별 단속’을 10월까지 연장하고 범죄자를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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