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100원 오류', 김앤장이 찾아냈다…"최태원 '최악 상황' 피한 '만회 카드'"(종합)

남가언 기자 입력:2024-06-18 11:09 수정:2024-06-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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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법 설명 및 최태원 재반박' 추가]

  • 판결문 분석으로 '명백한 오류' 내세워

  • '심리불속행 기각' "최악은 피했다" 평

  • "여전히 불리" 속 로펌들 崔 수임 경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노소영 아트나비센터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관련 입장을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제기한 ‘100원의 오류’는 그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찾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아주로앤피 취재 결과 최 회장 선친인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대한텔레콤(SK C&C 전신)의 주식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계산해야 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는 점을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파악한 뒤 최 회장에게 상고 논리로 직접 설명했다고 한다.
 
액면분할을 거친 대한텔레콤(SK C&C) 주가를 역산하는 과정에서, ‘5만 나누기 50’의 값은 1000인데 재판부가 단순 실수로 0을 하나 뺀 100원으로 계산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판결문상 오류였다.
 
명확한 내용이 뒷받침되자, 최 회장이 전날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이 오류를 언급하며 상고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기자회견 후 2심 판결을 한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이런 최 회장 측 문제제기를 전격 수용해, 이날 곧바로 판결 경정(수정) 결정을 내리고 양측에 판결경정 결정 정본을 송달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오류가 고쳐졌다고 해서 판결 결과까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선고 내용까지 바꾸지는 않았다.

일단 오류 제시는 김앤장의 ‘만회 카드’로 꼽힐 만 하다는 게 법률시장의 중론이다. 앞서 김앤장 등이 최 회장을 맡았지만 2심에서 노소영 아트나비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1.4조원’을 현금 지급하라는, 그야말로 역대급 패소의 멍에를 안았기 때문이다.
 
이 ‘100원의 오류’가 대법원에서 재판 결과까지 뒤집을지는 예단할 수 없다. 대법원은 주당 1000원으로 주식 가치를 수정한 것이 적법한지, 적법하다면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1조3808억의 재산분할이 타당한지를 심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수정이 적법하지 않다고 본다면 100원으로 기재된 판결을 전제로 한 항소심 결론이 타당한지 판단하게 된다.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판단한 점이 항소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이라고 판단한다면 대법원은 파기환송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최 회장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수정한 부분은 '치명적 오류'로 단순 판결문 수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잘못된 계산에 근거한 판결의 실질적 내용을 새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소영 관장 측은 "일부를 침소봉대해 사법부 판단을 방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노 관장 측 말대로, 통상 대법원에서 가사 소송이 뒤집힐 확률은 높지 않다. 여기에다 ‘단순 오류’에 불과할 뿐, 주문을 바꿀 이유는 못 된다는 2심 법원의 판단에 무게를 싣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이현곤 변호사는 "경정을 했다는 것은 단순 오기에 불과하고 판결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으로, (최 회장 측 주장과 달리) '치명적 오류'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중요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받았는지 여부고 주식 액면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2심 판결 직후 많은 법률가가 예상한 ‘심리불속행 기각’은 면하고 일단 대법원 심리를 받아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한 회심의 카드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자, 최태원 회장 상고심 수임을 위한 로펌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법원의 ‘부인할 수 없는 오류’를 찾아낸 김앤장이 계속 맡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또 지분 분쟁에서 최근 연승하며 상승세를 보이는데다 대언론 능력 등을 두루 갖춘 화우 또한 급부상 중이다. 다른 대형 로펌도 여러 경로로 최 회장 측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판부가 판결문 수정에 대한 설명 자료를 냈고, 최 회장 측이 재반박하며 설전이 벌어지는 낯선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고법이 판결에 대한 사후 설명에 나선 건 매우 이례적인데, 이에 대해 소송 대리인이 반발하며 여론전에 나서는 건 더욱 드문 풍경이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은 최 회장 명의 재산형성에 함께 기여한 원고 부친·원고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한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해 발생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시점인 올해 4월 16일 기준 SK주식의 가격인 16만원이나 구체적인 재산 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 측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판결문 수정에 따라 최 선대회장과 최 회장의 주식 가치 상승 기여가 각각 125배와 35.6배로 수정돼야 하고 결국 1조3808억원이라는 재산 분할 판결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재판부는 "2009년 11월 3만5650원은 중간 단계의 가치로 최종적인 비교 대상이나 기준 가격이 아니다"며 "이를 통하면 최 회장과 선대회장의 기여는 160배와 125배로 비교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 측도 즉각 입장 자료를 배포했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재판부는 이번 설명자료에서 최 회장의 주식상승비율 기여 기간을 2024년 4월까지 26년간으로 늘리면서 160배 증가한 것으로 기술했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이러한 논리를 견지하려면 판결문을 2024년까지 비교 기간을 늘리도록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궁금하며,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 관계는 2019년에 파탄이 났다고 설시한 바 있는데, 2024년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도 궁금하다"며 "오류 전 12.5대 355를 기초로 판단했던 것을 125대 160으로 변경했음에도 판결에 영향이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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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 숫자 0의 판단을 잘했건 잘못했건 간에 원론적으로 누가 잘못했는지를 생각해야하지 않겠습니까? 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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