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해 일명 ‘기소청’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 등 검찰개혁을 앞세운 야권 정당이 4·10 총선에서 189석을 확보해 검찰이 또 다시 국회의 ‘개혁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새로운미래 등이 검찰개혁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들이 확보한 의석은 총 189석에 달한다.
민주당은 수사·기소권을 분리하고 대통령령인 수사준칙을 대체할 '수사절차법'을 제정해 검찰의 수사권을 더욱 통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경력 법조인 중에서만 검사를 선발해 검찰의 폐쇄성을 해소할 방침이다.
조국혁신당은 아예 '1호 정책'으로 검찰청을 기소청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했다.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권은 완전히 폐지하고, 검찰은 경찰이 수사를 적법하게 하는지 통제하고 수사 결과를 토대로 공소 제기만 하는 기관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법안 발의 최소 의원수 10명이 넘는 12석을 확보해, 단독으로도 법안을 제출할 수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부터 “타도 정치검찰”을 외치며 재판 내지 수사를 받는 중이고, 조국 대표 또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에 자신과 가족이 희생당했다고 여기는 인물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패한 직후 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이 수사준칙·시행령 개정 등으로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보고 이 문제를 입법으로 또 다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은 또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에 관한 특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가족 관련 특검 등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검찰 수사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이 108석을 차지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의 힘이 아직 살아있다는 점에서 단순 정치 공방에 그칠 수도 있다. 다만 검찰 출신인 한 변호사는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하고 야권이 정국 주도권을 쥐면서 검찰의 일부 수사에 제동이 걸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