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회의장' '조국 대권주자' '이성윤 의원'…尹 악연 '文 법무‧검찰'의 대반격

홍재원‧남가언 기자 입력:2024-04-11 10:12 수정:2024-04-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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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국‧추미애‧박범계 '악연 장관' 전원 당선

  • 사사건건 대립 중앙지검장 '이성윤'도 입성

  • 曺 대해선 "판사가 선거 왜곡" 법조계 공방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후보들이 10일 국회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때 법무‧검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악연을 이어갔던 이들이 22대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입성했다. 이들을 물리치고 대통령까지 거머쥔 윤 대통령이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이들에게 다시 포위된 형국이다.
 
11일 당선자가 확정된 22대 국회 구성을 고려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경기 하남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6선에 성공해 국회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통상 원내 제1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이 된다.
 
추 전 장관은 법무장관 시절, 당시 ‘조국 사태’의 한 축이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내 명을 거역했다”며 강하게 비판‧압박했다. 검찰총장에 대한 전격적인 감찰 착수 등 ‘찍어내기’의 중심에 섰다는 평을 받는다.
 
그가 입법부 수장으로서 윤 대통령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추 전 장관은 이날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다”면서 “중립이라면서 그냥 가만히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 의장’으로서 정부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당장 대통령 국회연설 등에서 의장과 티타임을 가지는 관행 등이 지켜질지조차 미지수다.
 
추 장관 후임이었던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도 대전 서을에서 승리하면서 4선을 거머쥐었다. 역시 장관 시절 검찰총장과 협의 없이 검찰 인사를 단행하는 등 ‘총장 패싱’ 논란을 일으킬 정도로 윤 대통령과 대립했다. 법무장관으로서 ‘검수 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도했다.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전북 전주을)도 무난히 당선됐다. 그는 ‘친문 검사’의 좌장으로 꼽힌다. 윤 총장 시절 검찰 수사력의 핵심인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임명돼 윤 총장과 사사건건 대립한 인물이다. 당시 특히 그는 '채널A 사건' 관련자인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 총장이 전화를 걸어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니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다는 일화를 공개하며 "그때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검찰과 ‘윤석열 총장’을 잘 아는 그의 원내 활동 방향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압권은 추 전 장관 전임자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당선이다. ‘조국 사태’의 주인공인 그는 자신이 만든 비례정당인 조국혁신당 2번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우한 법무장관 3명이 일제히 당선된 셈이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이번 총선에서 12석을 만들어내면서 차기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된다.
 
역설적이게도 ‘조국 사태’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정부와 등을 돌리게 됐고, 이 일이 훗날 윤 대통령 탄생의 배경이 됐다. 민정수석이던 조국 장관이 장관후보자로 지명되자, 윤 총장이 청와대에 “민정이 무슨 사모펀드냐, 조국만 도려내겠다”고 했다가 민주당 눈밖에 나면서 충돌이 심화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이철희 전 의원은 “조국이 윤석열을 낳았고, 이번엔 거꾸로 윤석열(실정)이 조국을 낳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국 전 장관는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는 지난달 2심에서 징역 2년형을 받아 사실심은 끝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선거 기간 “감옥 가야죠. 그동안 재판받느라, 정치하느라 못 읽었던 책 읽고 팔굽혀펴기하고 스쾃하고 플랭크하고 이러면서 건강 관리 열심히 해야죠”라고 언급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대체로 2심 재판부가 사실상 선거에 개입한 형국이란 의견을 내놓는다.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법정 구속하지 않아 이번 총선에서 ‘조국 돌풍’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취지다.
 
A변호사는 아주로앤피에 “일반인은 1심에서 실형이 나와도 바로 법정 구속된다”며 “조국 전 장관은 1,2심 모두에서 실형이 나왔고 특히 자신의 범죄 혐의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도 구속하지 않은 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판사의 이 결정 하나로 조국 전 장관이 총선 무대를 휘젓게 됐고, 이는 판사가 유권자의 선택권을 오염시킨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올 수 없었던 이가 판사의 월권적 선처로 총선에 나와 역사를 비틀었다는 것이다.
 
반면 진보 성향인 B변호사는 달리 평가했다. 그는 “실형이 선고된 피고를 모두 구속하는 건 아니고, 불구속 재판하는 게 요즘 추세”라며 “법원 판단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B변호사는 “물론 일반인이 실형을 받으면 1심부터 바로 법정 구속되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는 실형이 선고되면 (피고의) 도주 우려가 매우 커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게 판사의 법률적‧현실적 판단이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75석(더불어민주연합 14석 포함)을 차지해 압도적인 과반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개헌저지선(101석 이상)인 108석(국민의미래 18석 포함)에 그쳤다. 조국혁신당이 12석으로 원내 3당 지위에 오름과 동시에 법안 단독발의권(10석)도 확보했다. 이 외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이 각 1석씩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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