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상납' 남재준 2심 징역 2년…이병기·이병호 2년 6개월

신승훈 기자 입력 : 2018-12-11 13:46 수정 : 2018-12-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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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뇌물공여‧국고손실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특활비 상납'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장을 지내며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이병호‧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일부 뇌물공여‧국고손실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형량이 줄었다.

11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전직 국정원장 3인의 항소심에서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남 전 원장에게는 징역 2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게 나란히 2년 6개월이 선고됐다. 이 밖에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징역 2년 6개월,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 무죄 등이 선고됐다.

앞서, 1심은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이병기‧이병호 전 원장에게 각각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재임 시절 국정원장 앞으로 배정된 특수활동비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각각 6억원, 8억원, 21억원을 지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남씨 등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특활비를 위탁자인 국민의사에 반해 대통령에게 교부해 국가 재정의 큰 손실을 입혔다”며 “국가 재정의 측면에서 국민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재정의 민주적 운영과 법치주의에도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이 (특활비로) 정치권력을 뒷받침하고 지원했다는 점에서 국정원과 정치권력의 유착에 해당하기도 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국정원의 정치화를 초래하는 행위”라며 “(역사를 볼 때) 정보기관의 정치 관여는 불행한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다시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국정원장을 회계관계직원으로 보고 일반 횡령죄가 아닌 특가법상 횡령죄로 처벌한 1심의 판단은 법리적으로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장이 회계 책임관을 임명한 경우 회계관계직원은 그 소속 공무원이 되는 것이지 국정원장은 아니다”며 “국정원 예산회계사무처리 규정에 따르면 회계관계직원으로 재무관, 출납공무원 등을 규정하면서 기조실장을 회계관계직원이 보고있어 원심의 판단은 법리적으로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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