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人터뷰] 안상수 “민생안정·경제회복 최우선…중립적 입장서 내년 예산 심의”

김봉철·서민지 기자 입력:2018-11-05 07:00 수정:2018-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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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장적 재정정책 ‘슈퍼 예산’ 우려…중장기 재정건정성 관리 필요

  • “SOC 등 인프라 예산 늘리고, ‘세금일자리 확대’ 정책 견제할 것”

  • 남북 경협 예산 재검토…예산협의 앞두고 김&장 교체론은 부적절

안상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지난 2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대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중립적 입장에서 예산안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예산안 심사의 가장 큰 기준은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이라는 중요한 가치다. 기업이 활력을 찾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가계가 안정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안상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72)은 지난 2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효과적으로 편성됐는지, 불요불급한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는지, 보다 효율적인 정책수단을 강구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면밀하게 심사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은 470조5000억원 규모다. 올해 예산보다 9.7% 늘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예산안 증가율 10.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국회 예결위원회는 정부의 1년 ‘살림살이’에 대한 심사를 담당하는 상임위원회다. 통상 예결위원장은 집권 여당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후반기에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맡게 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이날 인터뷰가 진행된 국회 본청 6층 예결위원장실은 정부 부처 관계자 등 민원인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한국당 소속인 안 위원장은 “자리가 자리인 만큼 최대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중립적 입장에서 예산안을 들여다보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그는 예산안 제출과 심사의 ‘시간차’를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위원장은 “이번의 예산이 정부에서 국회로 제출된 게 지난 9월 3일이고 그 전에 준비된 것들”이라며 “최소 3개월 전인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연말에 일자리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하고, 정부에서도 경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거라고 얘기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이제 누구도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는 어려운 침체국면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보수적인 예산안 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래 세수는 보수적으로 잡아야 된다”면서 “어려운 경제상황 예측으로 인해 그동안 이런 방향에서 보수적인 세수추계를 해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위원장은 “중장기 재정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 큰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따라 470조원의 ‘슈퍼 예산’이 탄생하게 됐다”면서 “지금까지는 괜찮았지만 그동안의 세수가 많았다고 해서 이 같은 예산 편성을 계속할 경우, 재정운영에 차질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안 위원장은 내년도 예산안 중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사업과 관련된 예산은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정부 들어서 인프라 사업이 무슨 죄악인 것처럼 마구마구 줄이고 있는데 대형토목공사는 하지 않더라도 지역에 꼭 필요한 중소규모의 인프라 사업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인프라 사업은 지역 내 중소기업 일거리·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를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서 “인프라 확충으로 물류·관광·레져 산업을 견인하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연구개발(R&D), 4차 산업 등 미래신성장 산업 발굴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무원 증원 등 ‘세금일자리 확대’ 사업이나 ‘현금살포식’ 포퓰리즘 예산 등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재정정책은 확실히 견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이 문제를 소득주도성장과 연계해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포용성장 혹은 혁신성장은 저희들이 오래 전부터 주장을 해온 것이고, 사실 소득주도성장을 지금까지 주장을 하다가 최근 청와대에서 포용성장 등을 쓰기 시작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소득주도성장이 성공한 예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추가경정 예산까지 포함해서 일자리 예산이 30조원 가량이라고 했는데 8월에 보니까 고작 몇천명이 느는데 그친 것 아니냐”면서 “결국 소득주도성장으로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 증명됐고, 결국 쌀을 줬더니 죽을 쑤어 먹은 꼴”이라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정책은 실패할 수도 있으나, 중요한 것은 잘못된 점을 고쳐서 올바로 나아갈 용기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 같은 잘못된 정책의 피해자는 대한민국의 미래이고,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경제협력 예산에 대해서도 “관련 추계도 없고 깜깜이”이라며 대대적 삭감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번에 개성연락사무소 건설을 위해 8600억원을 쓴다고 했는데 인테리어하자는 것이 아니냐”면서 “그래놓고 국회에는 97억8000만원만 보고 했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아무리 남북 평화가 좋다고 해도 방향성에서 맞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라며 “보다 꼼꼼히 남북 경협 예산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 2일을 맞출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밤을 세워서라도 어떻게든 해봐야 한다”면서 “여야 간 조율을 통해 최적의 예산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안 위원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교체론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당장 김 부총리는 국회에 와서 협의할 일이 많은데 자신이 교체될 상황에서 예산 협의가 제대로 되겠느냐”면서 “교체를 한다고 하더라도 예산정국을 끝마치고 교체를 해야지, 통계청장 교체 때도 그렇고 불리한 정국을 인사 교체로 타개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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