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0조’ 예산 국회 멈춰 세운 ‘고용세습 국정조사’

장은영 기자 입력:2018-11-20 17:42 수정:2018-11-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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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3당 "국정조사만 수용하면 국회 일정 합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고용세습과 사립유치원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열흘 앞두고 국회가 멈췄다. 470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여야의 협상 카드로 이용되고 있는 탓이다. 여야는 고용세습 국정조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 구성, 청와대의 인사 문제 등 현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예산안 처리가 걸린 문제인 만큼 여야가 ‘패키지 딜’을 통해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현재 여야 간 어떤 대화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야당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고 국회를 정상화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먼저 야당은 민주당에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민주당을 배제한 채 국정조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야3당은 민주당이 국정조사만 수용해준다면 예산소위 구성 및 법안 처리 등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합의해주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공공기관 채용비리·고용세습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서는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 산하 공기업의 무기계약직 채용, 정규직 전환 과정 등에 관련한 서울시, 공사 및 노조의 행위 전반 △서울시의 정규직화 정책 △여타 서울시 산하기관의 무기계약직 등 채용 및 정규직 전환 과정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야당의 요구가 비합리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이 주장하는 요구들이 중요한 정기국회의 법안과 모든 것을 중단시키면서까지 관철할 만한 내용인지 의문”이라며 “백보 양보해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용세습 국정조사에 대해 민주당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급한 것은 예결소위 구성이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내달 2일 전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해서는 오는 30일까지 논의를 마무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구성도 하지 못했다. 비교섭 단체를 포함하느냐가 쟁점이다.

통상 예결소위는 15명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올해는 비교섭 단체 몫까지 포함해 16명으로 늘리고, 민주당 7·한국당6·바른미래당2·비교섭1명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소위 인원 1명을 늘리는 데 반대하고 있다.

또 한국당은 청와대의 인사를 문제 삼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조명래 환경부 장관까지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하자 이에 반발하며 조국 민정수석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청와대가 국회의 발목을 잡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라며 “국회 일정 고비 고비마다 문재인 정권은 방해하고 훼방을 놓는 놀부 심보”라고 꼬집었다.

한편 한국당은 국회 전체 보이콧에 이어 피켓 시위까지 하면서 대치 국면을 심화시켰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권력형 채용비리 국정조사 실시하라’ ‘기회 박탈 고용세습 청년들이 분노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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