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감] 이국종, 닥터헬기 질의받자 "사람이 먼저인 사회 돼야"

서민지 기자 입력 : 2018-10-24 19:28 수정 : 2018-10-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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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한국당 의원 요청으로 복지위 참고인 출석
우리나라 응급헬기 운용 문제점 조목조목 지적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장이 2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 닥터헬기 운영 실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24일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응급헬기가 인계점(환자를 태우거나 내리게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이·착륙을 허가받은 지점)에만 착륙할 수 있다는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우리나라 응급헬기 운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영국에서 응급헬기로 환자를 이송하는 동영상을 띄웠다. 그는 "헬기가 민원을 신경 쓰지 않고 주택가 한복판에 바로 랜딩하며 무전도 한다"며 "근데 우리는 현장에서 무전이 안돼 LTE가 터지는 낮은 고도로 비행할 때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요청으로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서게 됐다. 김 의원은 지난달 10일 허벅지에 중증외상을 입은 해경 승무원이 병원 이송을 위해 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허가받은 인계 장소가 아니라는 점 등을 이유로 지원받지 못하고 육상으로 이송하다 숨진 사고와 관련한 질의를 하기 위해 이 교수를 불렀다.

이 교수는 "영국의 경우 럭비 경기중에도 경기를 끊고 응급헬기가 환자를 구조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관공서 잔디밭에 내려앉아도 안 좋은 소리를 한다"며 "소음 때문에 헬기장을 폐쇄하거나 방음벽을 설치하라는 민원이 들어오는데 이런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어려움을 호소하면 기관장이나 장관 등은 금방 지원해주겠다고 하지만 중간선에서 다 막혀버린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모든 병원이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바로 옆 일본만 비교해도 간호사 인력이 저희가 3분의 1이다. 의사는 말조차 않겠다"며 인력난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주 52시간이 실행됐는데 그러려면 의료현장에 많은 인력증원이 있어야 한다"며 "인력증원 없이 (근무) 시간을 줄이면 문 닫으라는 것밖에 안 된다. 이런 식이면 한국사회에서 더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간기업 광고에 출연해 논란이 된 사건에 대해서도 "광고를 찍어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무전기를 지원해 준 것이 고마워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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