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38주년, 국회에서 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관련자 보상을 강화하는 법안 발의가 줄을 이었다. 또한 국회에 잠자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들어 5·18 민주화운동 관련 법안은 모두 29건이 발의됐다. 이 가운데 국회는 9건을 처리했으며, 20건이 계류 중이다. 대부분 호남을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발의했다.
계류된 법안은 주로 지난 2월 통과된 '5·18 특별법' 후속 조치 및 민주화운동에 대한 보상과 관련된 내용이다. 특별법은 9월부터 시행된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16일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5·18 민주화운동 특별재심 대상 확대법)을 대표발의했다. 그간 지나치게 좁게 해석됐던 민주화운동 관련 특별재심 청구 대상을 확대하는 취지다.
개정안은 5·18 민주화운동의 일부지만 직접적인 저항으로 인정받지 못해 '일반 형사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도 특별재심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최경환 평화당 의원은 지난 11일 같은 당 의원들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5·18 당시 계엄군들이 여성들에게 자행한 잔혹한 성폭행 사건들을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범위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손금주 무소속 의원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성범죄 규명을 조사 범위에 포함하는 특별법 개정안을 낸 바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공식 기념곡 지정 법안은 답보상태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은 매년 기념식 때마다 이슈였다. 정부 기념행사에서 이 노래는 2009년부터 합창곡으로 바뀌었다.
특히 2016년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제창을 반대하면서 논란이 됐었다.
당시 호남 의원들이 반발하며 공식 기념곡 지정 관련 개정안을 대거 발의했다.
하지만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의 반대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위헌 소지'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기념곡 제창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이 말끔히 해소가 안 되고 있다"면서 "그런데 법으로 지정했을 때 당장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상충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들의 명예 및 복지를 강화하는 법안들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등에 계류하고 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상시적인 명예회복 절차를 마련하는 내용의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보상 절차와 별도로 명예회복 절차를 규정하는 한편, 명예회복 신청을 상시로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은 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한 보상과 관련한 절차만 두고 있을 뿐 별도의 명예회복 절차를 명시한 규정은 없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5·18 민주화운동 공헌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개정안' 등 두 건을 발의했다. 통제됐던 5·18 민주화운동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펜터와 찰스 헌틀리 등에 대한 예우 차원이다.
이외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해직된 언론인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며,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민주화 운동 부상자 등에 대한 철도 운임을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