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사기·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의원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또 윤 전 의원과 함께 기소된 정의연 전 이사 김모씨(49)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 보조금법 위반죄, 기부금품법 위반죄 및 업무상횡령죄의 성립과 증거재판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죄형법정주의, 정당행위, 공모관계, 입증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고 윤 전 의원 측 상고를 기각했다.
윤 전 의원은 2011∼2020년 위안부 피해자를 돕기 위해 모금한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서울시 보조금을 허위로 수령하거나 관할 관청 등록 없이 단체와 개인 계좌로 기부금품을 모집한 혐의로 2020년 9월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윤 전 의원에게 1718만원에 대한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2심 법원은 작년 9월 횡령액을 비롯해 유죄로 인정되는 범위를 대폭 늘려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후원금 횡령 액수가 7958만원으로 늘어난 점, 고(故) 김복동 할머니 조의금 명목으로 1억2967만원을 개인 계좌로 모금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아울러 인건비를 허위로 계산해 여성가족부에서 국고보조금 652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유죄를 내렸다.
검찰과 윤 전 의원이 각각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양쪽 상고를 전부 기각했다.
윤 전 의원은 1990년대 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 인터뷰가 공개된 뒤 발족된 시민단체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간사, 사무국장,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2008년부터 정대협 상임대표, 정의연 이사장 등을 지냈다.
이후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 7번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윤 전 의원은 의원직을 수행하던 2020년 9월 정의연 후원금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고 이날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나오기까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윤 전 의원은 당시 논란이 거세지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현역 국회의원이 임기 중 금고 이상 형(집행유예 포함)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되지만 윤 전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 시까지 확정 판결이 나오지 않아 지난 5월 무사히 임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