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외쳤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47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전쟁이 과연 종결될 수 있을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국내 로펌들이 최근 우크라이나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국내 로펌은 세종, 율촌, 지평, 화우, 태평양, 김앤장 등이다.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 진출을 타진한 곳은 율촌이다. 율촌은 지난 2월 국내 로펌 중 최초로 우크라이나 재건산업 법률자문팀을 꾸렸다. 법률자문팀은 우크라이나 대사관 고문변호사인 이화준 변호사가 팀을 이끌고 있으며 정규진·조은진 외국변호사, 우재형 변호사 등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장도 지난해 5월 우크라이나 재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드미트리 레투놉 러시아 변호사와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우윤근 변호사가 TF팀을 이끌고 있으며, 과거 러시아 모스크바 재건축·재개발 등 해외 인프라 건설사업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 TF에서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 태평양과 지평, 김앤장도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법률자문 전담조직을 만들어 우크라이나 진출을 타진하는 국내 기업 및 로펌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진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세종이며 세종은 지난 2월 조용준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를 팀장으로 우크라이나 TF를 결성한 데 이어 최근엔 우크라이나 재건 TF를 별도로 꾸리고 관련 행사도 자주 개최하고 있다.
세종은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전후복구 건설사업 진출'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세미나에는 우크라이나 최대 로펌인 애스터스(ASTERS)가 함께 했으며 해외건설협회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가 후원을 맡았다.
세미나에서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교통·스마트시티·공항 현대화·하수처리시설·철도노선 고속화 등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6대 선도 프로젝트와 전후 복구 지원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대통령에 오르면서 그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로펌들은 종전 후 우크라이나 재건이 활발해지면 재건 관련 일감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종료 후 복구에만 9000억 달러(약 1200조원)가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고, 지난 2월 미켈레 자케오 유엔 제네바 사무소 공보담당관은 유엔과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연합(EU)등에서 추산한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추정액이 향후 10년간 4860억 달러(약 649조2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세종 관계자는 통화에서 "도시 재건을 위해 건설사나 건설에 필요한 중장비 업체, 현대나 기아 같은 자동차 회사, 식품회사, 바이오·의약 회사 등이 현지에 활발하게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기업들의 법률 자문이나 컨설팅 수요가 동시에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에 로펌들의 진출도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서방국가에선 현재 그런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과 로펌에 기회가 좀 더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