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1일 오전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섰다. 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사흘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주축이 된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및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 등의 주거지와 티몬 본사와 위메프 사옥 등 관련 법인 사무실 7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자료, 결재 문서와 보고서 등 내부 문건, 휴대전화 등을 확보 중이다. 구 대표에 대해서는 사기와 횡령·배임 등 혐의를 적용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자금 경색으로 판매 대금을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알고도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을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정부가 추산한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미정산 대금은 2100억원 규모다. 앞으로 정산기일이 다가오는 거래분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영진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결제 대금이나 판매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큐텐이 지난 2월 1억7300만달러(약2300억원)를 들여 북미·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 티몬·위메프 자금을 끌어다 썼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그는 "한 달 내에 바로 상환했다"며 "정산 지연 사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을 빼 쓴 과정에서 내부 절차나 규정을 무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구 대표는 또 “누적된 손실과 이커머스 경쟁 격화에 따른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으로 남은 돈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은 경영진의 사기 혐의뿐만 아니라 횡령·배임 혐의를 규명하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큐텐 자금 흐름에 불법 흔적이 있다는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를 받은 뒤 구 대표 등 주요 피의자들을 즉각 출국 금지하고, 법리 검토 등 기초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과 금감원이 넘긴 자료를 토대로 큐텐 등 내부 자금 흐름과 판매대금의 규모, 행방 등을 확인한 뒤 구 대표 등 경영진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