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열었지만 실질적인 소득은 없어 ‘맹탕’ 비판이 나온다. 대신 지난달 특검 입법청문회와 달리 여당 의원들이 참석하면서 양측 충돌이 벌어졌다.
19일 법사위 청문회는 초반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여당 의원들이 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시작 전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오전 10시 회의 직전 정청래 법사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위원장실을 나서서 회의실로 이동하려 하자, 이들을 막아선 국민의힘 의원들과 취재기자들 등이 뒤엉키며 엉망진창이 됐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허리를 삐끗하고 오른쪽 뺨에 상처를 입는 등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뒤엉켜 법사위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정 위원장은 의사봉을 두드린 뒤 “(회의가) 개의했다”며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다. 형사고발 조치 당하고 싶지 않으면 빨리 자리를 떠나라. 퇴거 명령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 측을 규탄했다. 이건태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 상당수가 법사위 회의장 앞을 점거하며 농성하더니 급기야는 법사위원장과 야당 법사위원 위원들의 회의적 입장을 가로막고 야당 의원들과 보좌진, 취재진 등을 향해 집단적 폭력을 행사했다”고 “국힘 폭행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법사위는 이날 순직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 이른바 ‘채상병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날은 채상병 순직 1주기이기도 하다.
청문회 증인으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전 국가안보실장),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윤세 해병대 공보정훈실장, 김형래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실 행정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등 22명을 소환했다.
이 중 신원식 장관과 조태용 원장, 김계환 사령관, 김형래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실 행정관, 이윤세 실장, 이종호 전 대표 등 6명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박종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등 3명은 증인출석 요구서를 고의로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모든 의혹은 김건희 여사로 향하고 있는데, 검찰이 면죄부를 상납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국민의 분노를 들끓게 하는 국정농단 의혹들 하나하나가 김건희라는 단 세 글자로 모두 설명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와 비슷한 문답이 오간 것도 사실이다. 새롭게 제기된 내용은 거의 없어 ‘맹탕’이란 비판도 나온다.
지난달과 달리 회의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은 임성근 소장(지난해 사고 때 해병1사단장) 등 증인들을 적극 엄호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왜 이 사건이 국가기관의 외압 수사로 비화하고 또 왜 이렇게 탄핵이라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는지 밝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거 불법 청문회 아니냐"고 말했다.
장동혁 의원은 "재판 받고 있는 어떤 분은 같이 골프 친 사람, 친하게 사진을 찍은 사람 등 기억이 나지 않다고 했는데, 계속 답을 추궁하는 부분에서 듣는 동료 의원이 좀 불편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