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또 다른 로펌 화우 '깜짝 기용'한 최태원 "5만의 50분의1은 100 아닌 1000"

남가언‧유경민 기자 입력:2024-06-17 16:24 수정:2024-06-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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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부, 판결문 일부 수정' 추가]

  • '경영분쟁' 상승세 화우가 회견 주도

  • "재판부, 단순 계산 실수로 엉뚱 결론"

  • 노소영 "판결문 왜곡...전체 공개하자"

노소영 아트나비 관장과 이혼소송 중인 최태원 SK 회장이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의 C&C 주가 계산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회견장에는 '세기의 이혼' 사건에 쏠린 관심을 반영하듯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사진=유경민 기자]


[아주로앤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됐다고 17일 주장했다. SK㈜의 모태가 된 대한텔레콤(현 SK C&C)의 주식 가치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최 회장 측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의 법률 대리인으로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연수원22기)가 깜짝 등장했다. 그는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산식 오류에 근거해 최태원 회장이 승계 상속한 부분을 과소 평가하면서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선친 최종현 회장에게서 증여 받은 돈으로 1994년 주당 400원에 대한텔레콤 주식 70만주를 샀다. 1998년 SK C&C로 사명을 바꾼 뒤 두 차례(2007년과 2009년) 액면분할을 거쳐 50분의1로 가액이 줄어들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98년 최종현 회장 사망 때 SK C&C의 주당 가격은 5만원이다. 즉 5만원 가치는 최종현 때 이미 형성된 것이다. 액면분할 후 50분의1로 줄어든 가액은 주당 1000원이다. 액면분할에도 불구하고 2009년 SK C&C의 주당 가격은 3만5650원으로 뛰어올랐다.
 
이 변호사의 주장을 쉽게 요약하면, 최태원 회장 때 주가는 이렇게 주당 1000원에서 3만5650으로 약35배 오른 것에 불과하다. 처음에 주당 8원에서 1000원으로 오른 건 최종현 회장 때란 것이다. 즉 최종현 회장 때 주가가 125배 올랐고, 최태원 회장 때는 35배 오르는 데 그쳤다. 
 
바꿔 말하면 최태원 회장 때 이뤄진 재산이 아니고 선친이 이미 키워놓은 회사를 물려받았다는 주장이다. 노소영 관장에게 나눠줘야 할 재산(물려받은 재산이 아닌 키운 재산)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 변호사는 "재판부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사망 시점인 1998년을 기준으로 회사 성장의 기여를 따졌는데, 1998년 이전 시기는 최종현 선대회장에 의해 성장했으므로 노 관장의 기여가 있을 수 없는 기간"이라며 "이후의 시기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활동으로 성장한 시기이므로 이 시기에는 노 관장의 내조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구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2심 판결을 한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김옥곤 이동현 부장판사)는 이런 최 회장 측 문제제기를 전격 수용해, 이날 곧바로 판결 경정(수정) 결정을 내리고 양측에 판결경정 결정 정본을 송달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오류가 고쳐졌다고 해서 판결 결과까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선고 내용까지 바꾸지는 않았다. 
 
노소영 관장 측 이상원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항소심 법원의 논지는 원고(최 회장)가 마음대로 승계 상속형 사업가인지와 자수성가형 사업가인지를 구분 짓고 재산분할 법리를 극히 왜곡하여 주장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라며 “SK C&C 주식 가치의 막대한 상승은 그 논거 중 일부”라고 밝혔다.
 
그는 "원고 주장에 따르더라도 여전히 SK C&C주식 가치가 막대한 상승을 이룩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며 “일부 내용으로 판결을 왜곡하지 말고, 차라리 판결문 전체를 국민들에게 공개해 판단토록 하는 방안에 대해 최 회장이 입장을 밝히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항소심까지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에서 빠져 있던 법무법인 화우가 ‘최태원 법률대리인’으로 이번 회견을 주도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와 한미그룹 등 굵직한 경영권 분쟁에서 잇따라 승소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우 측은 그러나 “최 회장 상고심을 맡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률시장에서는 대형 로펌들이 최 회장 사건 수임을 위해 물밑에서 대대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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