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움직인다...채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 유재은 첫 소환

홍재원 기자 입력:2024-04-26 20:59 수정:2024-04-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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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 수사단에 "사단장 이름 삭제하라" 외압 혐의

  • 대통령실 개입 수사 '첫 단추'..."특검 의식" 해석도

  • '공백' 공수처장 후보자도 지명, 판사 출신 오동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수처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첫 피의자 소환 조사를 벌였다. 지지부진하던 관련 수사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과정에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가 26일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 조사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지난해 8월 유 관리관과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을 공수처에 고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공수처에 출석한 유 관리관은 "성실히 답변드릴 것이고, 조사기관에서 충분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수사한 박 대령에게 수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수사보고서에서 삭제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유 관리관은 특히 그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회수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건 기록 회수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밝히면서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다는 의혹을 밝히는 게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유 관리관이 부당한 수사 외압을 행사한 바 없고, 사건 자료는 박 전 단장이 이첩 보류 명령을 어긴 '항명 사건'에 대한 증거자료로서 적법하게 회수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수처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주요 피의자를 소환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공수처는 지난 1월 유 관리관과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사무실, 국방부 검찰단·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한 뒤 관련 자료를 분석해왔다.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임기 내 채상병 특검 도입을 추진하면서 공수처도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가 계속 지지부진하면 특검에 수사권을 넘기는 수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가 2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장 후보로 오동운 변호사를 지명했다.

오 후보자는 낙동고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고등법원 판사, 헌법재판소 파견법관,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여당 추천 인사로서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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