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립톡 회사, '빅3 로펌' 광장 내세웠다…판 커지는 상표권 분쟁

남가언 기자 입력:2024-04-17 17:59 수정:2024-04-1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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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버스터, 광장 선임해 특허심판 총력전

  • "명백한 상표침해" vs "합의금 장사" 충돌

  • 거액 합의금 좌우…초코파이‧보톡스 엇갈려

펭수와 아이버스터가 협업해서 만든 그립톡 이미지 [사진=아이버스터 홈페이지]


스마트폰 뒷면에 볼록 튀어나오도록 부착하는 거치 장치 '그립톡(GripTok)'을 만드는 상표권자 아이버스터가 국내 ‘빅3’ 로펌인 광장에 사건을 맡기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공들여 만든 상표권을 침해당했다”는 아이버스터와, 보통명사인 줄 알고 사용했는데 이 회사로부터 무더기로 합의금을 요구 받아 “합의금 장사에 불과하다”는 1000여개 업체들이 특허심판원에서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됐다.
 
17일 아주로앤피 취재 결과 그립톡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에서 법무법인 광장이 상표권자인 아이버스터의 대리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버스터 측이 내용증명 발송 단계를 넘어 선임 비용 상당액을 들여서라도 무단 사용 업체들에게 합의금 등을 받아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특허심판원은 양측을 불러 구술 심리를 진행했다. 특허심판에서 구술심리는 1회 이뤄지므로 다음달 초까지 추가 서면 제출이 완료되면 1~2개월 후에는 특허심판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아이버스터와 1000여개 업체 사이에 상표권 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중소 업체들이 거액의 합의금 등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그립톡은 스마트폰 뒷면에 부착하는 거치대(홀더)에 대한 아이버스터의 상표로 영문상표는 2017년에, 국문상표는 2019년 5월에 각각 등록됐다. 스마트폰 홀더는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조작하는 데 도움을 주고, 다양한 디자인이나 광고를 부착할 수 있어 많은 업체에서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아이버스터는 이 거치 장치를 '그립톡'이란 브랜드로 판매했는데 이 이름이 널리 알려지자 많은 업체들이 스마트폰 홀더에 그립톡이란 상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버스터는 무단으로 그립톡이라는 상표를 사용한 1000여개 업체들에게 상표권 침해 중지 및 합의금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반면 내용증명을 받은 이들은 “상표권 보호가 아니라 합의금 장사가 목적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그립톡이란 명칭이 ‘스마트폰’처럼 보통명사인줄 알고 사용했을 뿐이란 설명이다. 그런데도 아이버스터가 뒤늦게 합의금을 요구하고 대응 태도에 따라 깎아주기도 하는 등 원칙 없이 돈을 징수하고 있고, 판매량이 ‘0’인데도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업자 중 일부가 지난해말 그립톡 상표에 대한 무효심판을 특허심판원에 제기했다.
 
이 상표권 분쟁에서는 그립톡이 '보통명칭' 또는 '관용표장'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보통명칭은 경쟁업체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특정 상품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사용하는 이름을 말한다. 관용표장은 원래는 특정 상품의 상표였으나 동종업자들이 이를 관용적으로 사용해 식별력이 상실된 상표를 말한다.
 
보통명칭이나 관용표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특정인에게 독점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아이버스터는 측은 그립톡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해외국가에도 상표로 등록됐으며 상표권자가 성실하게 상표 관리를 해왔기 때문에 보통명칭 또는 관용표장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하윤 법무법인 광장 IP팀 변호사는 "상표가 보통명칭 또는 관용표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절대적인 시일이 경과돼야 하는데, 그립톡 상표의 사용기간은 5~7년에 불과해 극히 짧다"며 아이버스터는 언론을 통해 등록상표 알리고 유사상표가 출원이 되면 이의신청을 하는 등 상표권 보호를 위한 노력을 다 했다"고 밝혔다.
 
반면 무효심판을 제기한 업체들은 "그립톡은 스마트폰 거치대 등 스마트폰 액세서리를 칭하는 명칭이 됐다"며 "그립톡이 보통명칭화 됐기 때문에 아이버스터가 상표권 침해 금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을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과거 분쟁 사례로 '초코파이'와 '보톡스'가 꼽히는데, 결과가 엇갈렸다.
 
'초코파이'는 동양제과(현 오리온)가 처음 제조해 판매했고 1976년 상표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이후 경쟁업체들이 '초코파이' 명칭을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 동양제과는 이에 대해 법원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초코파이가 보통명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상표권자가 오랜기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보톡스'는 보통명칭이 인정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다. 보톡스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앨러간(Allergan Inc.)이 개발한 주름 치료제의 상표명이다. 상표권 분쟁에서 법원은 "'보톡스'가 여러 신문기사 등에서 보통명칭으로 사용된 사례가 있다"고 하면서도 "상표권자인 앨러간이 보톡스가 상표임을 알리는 안내자료, 홍보물 등을 제작·배포하고 유사상표에 대해 무효심판 등을 제기하는 등 상표의 보호를 위해 적절한 관리와 조치를 취했다"며 보톡스가 보통명칭이 아닌 보호돼야 할 정당한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한 지식재산(IP) 전문 변호사는 “만약 그립톡 상표가 무효가 되면 중요한 선례로 남을 수 있어 심판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며 “등록상표라 하더라도 널리 사용된다면 짧은 사용기간 등에도 불구하고 보통명칭(또는 관용표장)으로 인정될 수 있느냐가 쟁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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