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권력’을 둘러싸고 목사와 신도 간의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는 종종 있다.
법원이 이런 목사-신도 사이 알력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을 심리하면서 목사의 부적절한 통화 녹음을 빼내고 유포한 전도사 등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4일 법조계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A,B씨 2명에게 벌금 3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9월 자신이 다니던 교회 목사의 휴대전화를 빌려 쓰다가 목사가 성매매 여성과 화대 등으로 대화하는 내용의 통화녹음 파일을 찾아냈다.
A씨는 이 파일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한 후 다른 신도 B씨에게 “목사의 비리를 폭로하려 하니 한번 들어보라”며 전달했다.
그런데 전도사와 집사인 A, B씨 모두 목사와 극심한 갈등 관계에 있었다.
B씨는 이같은 목사의 부적절한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다른 신도 2명에게 전송하거나 들려줬다.
일련의 이런 행동은 이들이 목사를 교회에서 징계를 받게 해 내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목사는 A,B 두 사람을 정보통신망에서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고 누설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검찰에 이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이들의 혐의를 인정해 법원에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A, B씨는 “우리는 각각 교회 전도사와 안수집사로서 목사의 비위를 발견했을 때 시무장로(교인의 대표)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정당한 행위였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씨는 다른 신도에게 녹음파일을 들려주며 ‘돈을 받아줄 테니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는 진술도 있다. 이들은 녹음파일을 이용해 목사를 압박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 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결국 이들의 죄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