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자의 法目]명지학원 회생 폐지 결정...회생 파산제도는 무엇?

최우석 기자 입력:2022-02-21 09:13 수정:2022-02-2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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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이 명지학원을 상대로 서울회생법원에 낸 법인회생 신청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명지대를 포함한 2만여 명의 재학생들과 재직중인 교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회생법원 회생18부(부장판사 안병욱)는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 심리에 부칠만한 것이 못 된다”면서 명지학원이 신청한 회생절차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즉 명지학원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명지학원은 “현재 채무자인 명지학원이 교육부 의견을 반영해 회생을 재신청 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회생 신청 및 관련 절차를 진행 중에 있기에 언론에서 알려진 것처럼 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 명지학원이 재정 위기에 내몰린 이유와 회생신청 배경은
 
명지학원 회생 사건은 학원 측의 부동산 분양사업으로부터 시작된다. 명지학원은 2004년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캠퍼스 내 ‘명지엘페하임’이라는 실버타운을 분양했다. 이 때 명지학원은 실버타운을 분양하면서 실버타운에 ‘골프장’을 건설해 이용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SGI 서울보증은 당시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보증보험, 즉 보증서를 발급해 줬다.
 
그러나 명지학원은 골프장을 건립하지 않았다. 명지학원은 골프장 건립에 필요한 골프장 건립 허가신청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분양받은 사람 중 33명이 명지학원의 이와 같은 분양 행위는 사기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법원은 명지학원에 대해 192억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의 손해배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명지학원은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하지 않았다. 명지학원이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처분, 피해자들에게 변제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처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교육부는 처분 허가를 해 주지 않았다. 교육부는 명지학원의 기본재산 충족률이 일정 수준 미달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피해자들은 법원의 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명지학원 재산에 대해 교육부의 재산 처분 허가가 없어 강제집행을 할 수가 없었다.
 
피해자들은 소송에서 손해를 인정받고도 명지학원으로부터 아무런 배상을 받지 못하자 명지학원에 대해 파산신청을 하게 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4조 제1항은 채권자도 파산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인 등이 파산하면 법인의 재산이 청산 대상이 되어서 채권자 등에게 배분이 되고, 종국적으로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는데 명지학원처럼 대형 학교법인이 파산이라는 파국을 맞는다면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SGI서울보증은 지난 2020년 5월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했고, 이 신청에 따라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일정 수준의 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채무자에게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할 수 있다.
 
파산신청이 있는 경우에도 회생절차 신청을 할 수 있는데 법원은 회생신청이 있는 경우에 파산절차에 앞서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살펴본다. 법인을 회생시켜 존속시키는 것이 파산보다 여러모로 이로운 점이 있다는 점에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은 이 같이 규정하고 있다.
 
◇ 명지학원의 회생 폐지와 향후 영향은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과 관련, 명지학원 측은 명지대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채무자인 명지학원에서 회생을 재신청할 예정이고 현재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회생 신청 및 관련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를 고려하면 파산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명확히 밝힌다”고 알렸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미 회생결정안이 폐지돼 회생안을 제출한다고 해도 다시 개시 결정이 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다만, 학교법인의 특수성을 잘 살리면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난 이유에 대하여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파산으로 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파산절차가 이뤄져서 명지학원이 청산된다면 2만여 명의 학생들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명지학원 산하 각급 학교는 폐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명지대 등이 폐교가 되는 경우에 인근 학교에 편입 등으로 재배치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받아들이는 학교에서도 형평성 등의 문제나 기타 발생하는 여러 문제로 반발이 클 수 있다.
 
또 교직원들도 실직하게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학교법인의 파산을 막아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파산 선고에는 신중하되 만족할 수 있는 회생계획 없이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것도 합당하지 않아 보인다.
 
◇ ‘빚’을 ‘빛’으로 바꿔주는 채무자회생법
 
채무자회생법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해 채권자·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채권·채무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채무자의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돕고,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정리하여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채무자회생법에는 회생절차와 파산절차 두 가지가 있다.
 
회생이란 사업계속을 전제로 채무를 조정해서 변제할 수 있는 정도의 채무만을 분할해 채권자에게 변제하고, 채무를 종결짓는 절차를 말한다. 파산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정리하여 채권자들에게 나눠줌으로 사업 등을 청산하는 것을 말한다. 엄격히 말하면 다른 절차다.
 
개인의 경우에 개인회생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소득이 있어야 하고, △ 무담보부채는 10억 이하, 담보부채는 15억원 이하여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안되는 경우에는 개인파산제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개인파산은 △ 채무증가의 원인이 사행성으로 분류되는 경우 △ 재산을 은닉하고 파산을 진행하려는 경우 △ 사실과 다르게 허위로 채무금액을 증가시키고 파산을 진행하려는 경우에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또한 파산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담보부채는 10억 초과, 담보부채는 15억 초과가 되어야 개인파산이 가능하다.
 
특히 개인회생의 경우에 개인파산과 다르게 도박, 과소비 등 사행성이 있는 채무에 대해서도 회생신청이 가능하다.
 
결국 빚으로 허덕이는 개인은 양 제도를 잘 파악하고, 채무자회생법을 잘 활용한다면, 한 줄기 빛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법인의 경우에는 사업계속을 전제로 채무를 조정해서 법인의 수익으로 통상 10년간 분할변제하는 절차인 법인회생절차(다액의 빚으로 개인회생이 불가능한 사람도 일반회생절차 가능)와 사업중단을 전제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청산해서 채권자들에게 분배, 변제하는 법인파산제도가 있다. 이 두 절차를 도산절차 또는 도산제도라 한다.
 
명지학원의 경우에 법인 회생절차가 폐지되었기 때문에 회생절차에 대하여 재신청이 기각되면 채권자의 파산신청에 따른 명지학원에 대하여 파산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명지학원이 천문학적인 빚 속에서 과연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자회견 연 명지대 총학생회(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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