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대변인 공용폰 포렌식' 놓고 기자단-대검 감찰부 정면 충돌

오수미 인턴기자 입력:2021-11-10 16:08 수정:2021-11-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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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단, 김오수 총장 출장길 막고 '입장 표명하라' 요구

  • 막상 감찰부 설명자료 내자 '보이콧' 선언... 조국 "親尹 기자단인가?" 저격

[아주로앤피]

[사진=연합뉴스 ]


대검 기자단, 김오수 총장 출장길 막고 '입장 표명하라' 요구

9일 김오수 검찰총장과 대검 출입기자단이 ‘前대변인 휴대폰 포렌식’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대검 출입기자들은 대검 대변인의 공무용 핸드폰에 대한 포렌식이 기자들에 대한 사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총장의 해명과 경위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대검 출입기자단 15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 8층 검찰총장실을 찾아 면담을 요구하면서 1시간 동안 김오수 검찰총장의 외부 출장을 막는 등 대치상황을 벌였다. 기자단은 전날부터 계속 김 총장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권순정 前대검 대변인의 공용휴대폰 포렌식 경위를 기자들에게 직접 설명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자 총장실 항의방문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공무상 일정을 위해 출타하려는 김 총장 측과 저지하는 기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자들은 김 총장에게 “설명을 해주셔야 할 것 아닌가. 총장님이 오케이(OK) 사인했다는 것까지 다 나왔다”, “해명이라도 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 "위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고 김 총장의 책임을 추궁했다. 

김 총장은 “공용폰 사안에 관해서는 여러분들이 조금 섭섭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기자들은 오히려 "휴대전화 포렌식 위법성에 대한 김 총장 인식이 부족하다"며 수위를 높혔다.  

기자들은 '이 자리에서 한동수 감찰부장에게 "직접 내려와 설명하라"고 지시할 것'을 요구하며 그러지 않는다면 길을 내주지 않겠다는 등 사실상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백기투항'을 강요했다. 

이날 상황은 기자들이 50여분만에 총장실에서 철수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철수하는 그 순간까지도 양측은 날선 언사를 주고 받는 등 향후 후유증이 상당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 총장은 이날 기자들의 방해로 법무연수원에서 열리는 리더쉽 교육 참석 일정이 30여분 정도 지연됐다며 “여러분들 때문에 공무가 방해돼 늦었다고 전국의 검사장들에게 설명하겠다”고 쏘아 붙였고, 이에 발끈한 모 방송사의 기자는 "총장씩이나 돼서 남 탓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상황이 마무리된 뒤에도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강제력에 의해 겁박 받고 있다”는 김 총장의 발언을 두고 기자들은 "공무집행방해로 입건하지 그러느냐"고 비아냥거렸다. 

막상 감찰부 설명자료 내자 '보이콧' 선언... 조국 "親尹 기자단인가?" 저격

대검찰청 감찰부는 9일 감찰을 이유로 전·현직 대검 대변인들의 공용폰을 영장 없이 압수한 데 대해 “초기화된 공용폰을 대검 대변인실의 협조를 받아 임의 제출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제출 안하면 감찰사안' 이라고 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검 출입기자단은 이날 오후 김오수 검찰총장실 앞에서 해당 논란에 대한 한동수 감찰부장 등의 설명을 요구했으나 김 총장은“ 설명을 지시할 권한이 없다”며 이를 회피했고, 감찰부 측은 서면 입장만 내겠다고 말했다.

감찰부 측에서는 이날 오후 늦게 서면 입장문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출입기자단이 입장문 서면과 보도를 거부하자 한 부장은 이날 밤 자신의 SNS에 ‘대검 감찰부 추가 입장문’ 전문을 게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현재 공수처 수사 중이고 대검 감찰부 조사 중인 사안이므로, 수사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범위 내에서 「감찰사실 공표에 관한 지침」(법무부 훈령)에 따라 대검 감찰부의 입장을 밝혀 드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공용폰 보관자가 참관을 원치 않아 전문수사관 입회하에 포렌식을 실시하고, 그 과정에서 영상 녹화하는 등 신뢰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또 “공용폰은 사용자 변경 과정에서 수회 초기화된 관계로 포렌식 결과 아무런 정보도 복원할 수 없어 포렌식 결과보고서도 그 취지로 작성되었고 현재 대검에서 공용폰을 보관 중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감찰부는 공수처와의 사전 협의 논란과 관련해서도 해명을 내놓았다.

대검 감찰부는 “공용폰 보관 여부, 확보 과정, 포렌식 절차 등에 있어 공수처와 일체 연락한 바 없고, 공수처도 대검 감찰부의 ‘뉴스버스 보도 의혹’ ,‘ 장모 대응문건 등 작성 관련 의혹’, 진상조사 기록을 압수하여 위 결과보고서만 입수했음”이라고 밝혔다.

대검 출입기자단이 ‘언론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과 언론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인 당해 공용폰의 특성을 고려하여, 더욱 신중하고 세심한 배려가 필요했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향후 절차상 논란이나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업무 처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한편, 조국 前법무부 장관이 공용폰의 포렌식 관련해 김 총장에 항의한 대검 기자단을 비판했다. 조 前장관은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대검 기자단이 검찰총장실 앞에 몰려가 김오수 총장에게 맞서 대치하고, 한동수 감찰부장의 입장문 수령과 보도를 거부한다”며 "친검(親檢)이 아니라 친윤(親尹) 기자단"이라고 글을 꼬집었다.

현재 고발 사주 의혹과 윤석열 前검찰총장 장모 관련 대응 문건을 진상조사 중인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29일 전·현직 대검 대변인들의 공용폰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해 포렌식을 진행했다. 이 공용폰은 서인선 대변인과 이창수·권순정 前대변인이 사용했으며 최근 다른 휴대폰으로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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