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전 장관, 항소심서 징역 2년

송다영 기자 입력:2021-09-24 23:02 수정:2021-09-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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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로앤피]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았던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1심과 달리 형은 6개월 감형됐다. 재판부는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장관으로서 법령을 지휘해야 함에도 막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김 전 장관을 꾸짖었다. 

서울고법 형사6-1부(김용하 정총령 조은래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량이 감경됐다.

두 사람은 2017∼2018년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됐던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서 사표를 받아내고, 공석이 된 후임 자리에 청와대나 환경부가 점찍은 인물들을 앉힌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혐의 상당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신 전 비서관이 사표를 받아내는 과정에는 관여한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 부분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공기관 임원 중 일부는 이미 임기가 만료된 상태였던 점을 고려할 때 환경부가 사표를 받고 후임 인사에 착수했더라도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또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선정 과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와 표적 감사(강요) 등 1심에서 유죄로 인정했던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게 "이미 임원으로 내정된 사람이 있다는 점을 모른 채 공공기관 임원직에 지원한 사람들은 내정자를 제외하고 130명이었다. 이들은 내정자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면접 심사에 임했다. 이로 인해 지원자들은 시간과 비용,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심한 박탈감과 공공기관의 채용에 대한 깊은 불신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무원의 고유한 권한을 무시하고 막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사표 요구나 내정자 지원 행위 등을 하지 않았고 (환경부) 공무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책임을 부인하고, (피고인의 행위를) 지난 정부에 대한 (과오를) 바로잡을 목적으로 최선을 다한 것 뿐이라며 정치 판단에 대한 잘못된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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