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수사는 '북한 지령'을 받은 김용민 때문?…법정에서 이어진 전광훈의 '이념공세'

안동현 기자 입력:2021-08-17 16:07 수정:2021-08-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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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정 나서는 전광훈 목사[사진=안동현 기자]

전광훈 측 변호인의 잇따른 맹목적 주장에 대해 검찰이 “공개 법정에서 책임 있게 거론될 수 있는 내용”이냐며 자중을 촉구했다.

11일 서울고법 형사6-2부(정총령 조은래 김용하 부장판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전광훈 목사는 8명에 가까운 변호인을 대동하고 법정 출석했다.

변호인은 2019년에 있었던 전광훈 목사에 대한 수사는 북한 매체인 ‘우리 민족끼리’에서 시작된 북한의 ‘하명수사’라는 주장을 법정에서 표출했다.

이어 변호인은 “‘우리 민족끼리’에서 전광훈 목사를 비판했고, 이를 이어받아 ‘진보적 그리스도인’인 평화나무 이사장 김용민이 전 목사를 고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인은 ‘우리 민족끼리’ 매체의 2019년 10월 28일 기사를 PPT화면에 띄워, 해당 기사가 전광훈 목사에 대한 ‘내란선동 및 불법모금혐의’를 비판하는 지점을 특정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같은 해 “내란선동 및 불법 후원금’에 대한 피켓을 들고 전 목사에 대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진을 근거로 제시하며, “평화나무의 김용민이라는 자가 (우리 민족끼리의 보도를) 받아서 (시위를) 했다”고 비약했다.

이어 변호인은 우리 민족끼리가 ‘진보적 그리스도교’로 명명한 집단에 대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전 목사에 대한 김용민 이사장의 고발에 따라 국내의 청와대와 경찰청, 종로서가 일사분란하게 수사에 나섰다는 비약을 폭발시켰다.

또한 변호인은 최근에 불거진 ‘충복동지회 간첩 혐의’를 언급하며 북한 노동당이 지령을 내리면, 시민단체가 움직이고, 정부와 수사기관이 나서고 있다는 ‘이념 공격’을 퍼붇기도 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검찰은 새로운 공소장에 전광훈 목사가 황교안, 김진태, 정우택 前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하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반대 운동을 했다는 것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계속된 전광훈 측 변호인의 언동에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다만 재판부는 “이해하지만 어렵다”며 완곡한 거절을 표했다.

변호인은 다음 증인 신문으로 보수 헌법학자로 알려진 김학성 강원대 로스쿨 교수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일단 증인 신문은 잡아두겠지만 신청서와 진술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애매한 의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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