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씨의 고등학교 동창이 SNS에 올린 ‘양심고백문’이 '조국 대전'의 새 전장으로 떠올랐다. 26일 조민씨의 한영외고 동창인 장모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상에 찍힌 여학생의 정체는 조민씨가 맞다”며 “조민씨 가족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민씨가 (세미나에) 아예 오지 않았다고 한 것은 보복심에 진실을 가린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장씨의 SNS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27일 조국 전 장관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이 위법한 수사 방식으로 장씨를 압박했다’며 검찰을 향해 다시금 칼날을 겨누기 시작했다.
마침내 확고해진 장씨의 진술
앞서 23일 장씨는 조 전 장관 및 정경심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가 2009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참석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세미나를 영상 속에 등장하는 학생은 조민이 아니냐’는 변호인의 질문엔 “그렇다”고 말해, 진술이 불명확하고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받았다.하지만 금요일 공판 이후 주말이 지난 다음 장씨의 입장에는 분명한 변화가 생겼다. 그는 이전의 엇갈리는 진술 대신, 자신의 SNS를 통해 “세미나의 비디오에 찍힌 안경 쓴 여학생의 정체는 조민씨가 맞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장씨는 이전의 허위 진술에 대해 “민이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너무 죄송스럽고 용서해주세요”라며 사죄했다.
그는 “조민씨는 사형제도 세미나를 분명히 참석했다”고 재차 강조하며 “저의 증오심과 적개심, 인터넷으로 세뇌된 삐뚤어진 마음” 등으로 인해 “그날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없다는) 보복적이고 경솔한 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자신의 허위 진술을 개인적 증오심 탓이라면서도 언론과 검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조 전 교수가 차기 대권 인사로 유력했다며 “집권당에 반대하는 세력은 이 계승이 그대로 일어나게 되는 것을 절대 막아야했다. 그러니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언론은 정말 문제가 많다”며 조회수를 위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행태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검사님들을 절대 의심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그게 검찰이든 변호인단이든 비단 이번 사태를 떠나서 다른 사건들에서 언론과 유착이 있었을 수 있었다는 것은 충분히 깊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검찰과 언론의 부적절한 유착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국 전 장관 “특수부 조국 잡기 위해 장씨 가족 11번 조사”
장씨의 게시글이 올라온 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 ㅜㅜ”라며 애석함을 표한 조 전 장관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장씨가 겪었던 ‘반인권적’인 검찰의 수사 행태를 언급하며 장씨를 걱정하는 심정을 비쳤다.
먼저 조 전 장관은 “검찰은 장씨의 아버지 장모 교수를 피의자로 입건함은 물론 출국금지조치까지 해놓고 6번 조사를 했다”면서 “특수부가 조국을 잡기 위해 장씨 가족 전체에 대해 총 11번의 조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호인도 없이 특수부 조사를 받던 장씨의 심리 상황은 어땠을까”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다음으로 조 전 장관은 장씨의 검찰 3차 조사를 지적했다. 그는 “장씨는 3차 조사에서 09:35분 검찰청에 도착했으나 조사는 13:05분에 시작됐다”면서 그 사이의 ‘사전 면담’ 동안 “검사는 장씨와 어떤 대화를 했냐, 어떤 암시를 줬냐, 왜 기록이 없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인권보호수사규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증인신문 전 검찰과 사전 면담하는 것을 위법하다고 본 지난달 대법원 판례(2020도15891)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전 장관은 “수사기관의 조사에서의 진술은 참고자료의 부족, 기억의 혼동, 조사자의 유도 등으로 인하여 100% 신뢰 돼서는 안 되는 것을 모르냐”면서 언론이 “기계적 균형도 내팽개치고, 확증편향을 검찰과 공유하면서” 자신에 대한 편향적 보도를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검찰의 위증교사와 권력남용 수사해야”
장씨의 ‘진실고백문’에 대해 27일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용기 내 진실을 밝혔다”면서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에 관해 묻힐 뻔했던 진실이 마침내 드러났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 각본의 가족 인질극’이 양심고백에 조기 종영됐다”면서 “검찰의 위증교사와 권력남용”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법무부는 즉각 감찰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검찰 내 인권보호관들과 공수처도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원내대표는 “끝 모를 검찰의 선택적 수사에 조 전 장관의 가족과 장씨의 가족, 두 가정은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날조된 진실로 국민 갈등도 최고조에 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검찰 권력의 유지를 위해 국론마저 분열시킨 사람"이 대권에 나섰다면서, 해당 사태의 책임자로 윤석열 전 총장을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