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초계기 갈등] 한 눈에 돌아보는 팩트체크…초계기·레이더부터 ‘진실공방’까지

송종호 기자 입력:2019-01-28 18:55 수정:2019-01-2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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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조난어선 구조로 레이더 작동…日 "직접 겨냥했다" 주장

  • 한일 실무 회담은 이견만 확인…양국 기싸움 사이 日 추가 위협비행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부산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를 순시하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은 일본의 위협비행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과 일본 양국이 추적레이더(STIR-180)에서 시작해 이제는 일본 초계기 도발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일 관계가 치킨 게임으로 치닫고 있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한달간 벌어진 일본 초계기 도발 논란을 쟁점별로 짚어봤다.

◆표류 北어선 구조 중 갑자기 만난 日초계기…“레이더로 겨냥했다” 억지

한·일 초계기 갈등은 지난해 12월 20일 시작됐다. 당시 한국 해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이 대화퇴어장 인근 한·일 중간수역에서 표류하는 북한 어선을 구조 중이었다.

광개토대왕함은 조난된 북한 선박을 신속하게 찾기 위해 사격통제시스템 중 하나인 MW-08 대함·대공레이더도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MW-08 대함·대공레이더가 인근 상공에서 경계 비행 중이던 일본 해상초계기(P-1)를 향했는데, 이를 두고 일본은 화기관제 레이더로 자국 해상 초계기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격 관제용 레이더 겨냥은)화기의 사용에 앞서 실시하는 것으로, 당시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지극히 위험한 행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 어선을 찾기 위해 MW-08 탐지레이더를 활용한 것이지 화기 관제 레이더를 사용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양국이 진실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25일 A4 한장짜리 반박자료를 내 한국 군 당국의 발표를 전면 부인했다.

◆한·일 양국 동영상으로 레이더 겨냥·초계기 위협비행 등 반박에 재반박

지난달 27일 오전 11시 일본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양국은 화상 실무회의를 열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갈등은 봉합되지 않았다.
일본은 다음날인 28일 초계기가 촬영한 총 13분 7초짜리 동영상을 한국어·일본어·영어 3개 언어 버전으로 제작해 온라인에 게재했다. 광개토대왕함의 화기 관제 레이더가 일정 시간 여러 차례에 걸쳐 조사했다고 주장하면서 초계기는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일정 고도와 거리를 두고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과 허위 주장에 대한 대한민국 국방부 입장’이라는 제목의 4분 26초 분량의 동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일본 측 주장과 달리 우리 함정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위협 비행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방부는 일본 방위성이 지난달 27일 공개한 영상을 토대로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상공 150m까지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길이 30m, 폭 30m 넘는 초계기가 공대함 미사일까지 장착할 수 있다. 그게 50~60m 상공으로 저공 비행한다는 건 사실 적의 항공기였다면 격추시켜야 할 상황”이라며 “통신을 시도해도 20차례 답변을 안 했다는 건 심각한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日, 탐지음 파일 공개하며 ‘사격통제 레이더’라 주장…“한국과 협의 중단” 밝혀

일본 방위성은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화기관제용 레이더 탐지음‘과 ’수색용 레이더 탐지음‘ 등 2개의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일본이 이날 공개한 화기관제 레이더 탐지음은 강한 쇳소리 같이 ”삐삐삐삐“라고 들리며, 레이더 탐지음은 1초 간격으로 ”삐’ 소리가 나온다.

일본 방위성은 이 파일 공개와 함께 8쪽 분량의 의견서를 통해 “이번 P-1 초계기에 조사된 레이더 전파는 화기관제 레이더 특유의 성질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일측이 제시한 전자파 접촉음은 우리가 요구한 탐지일시, 방위각, 전자파의 특성 등을 전혀 확인할 수 없으며 실체를 알 수 없는 기계음”이라고 일축했다.

군사 전문가들도 일본이 공개한 파일로는 우리 함정의 레이더 특성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왔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지난 22일 ‘일본 공개 레이더 신호음 분석결과’ 보고서에서 “해당 음향은 한국 해군의 사격통제레이더 가동 근거로 제시되기에 부적절하다”며 “단순히 신호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특성만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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