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해서 시행된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왜 5‧18 진상조사는 진척이 없나요?
A.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지난해 2월 국회를 통과, 같은 해 9월 14일 시행됐습니다. 5‧18 진상조사를 하려면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켜야 하는데요. 거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자유한국당 몫인 3명이 추천되지 않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있습니다. 한국당은 고민 끝에 지만원씨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 특수부대 개입설 등을 주장해 물의를 일으킨 점을 이유로 최종 후보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당은 찬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추천권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Q.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구성은 어떻게 하나요?
A. 진상조사위원회는 특별법에 따라 9명의 조사위원을 둡니다. 국회의장이 1명(상임위원), 여야가 각 4명(상임위원 1명씩 포함)을 추천해 인사검증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됩니다. 활동 기간은 구성일로부터 2년, 1년 더 연장할 수 있어 최대 3년입니다.
Q. 지만원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A.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군사평론가입니다. 당초 포병 소위로 임관했다고 하네요. 1970년대 말 미국에 유학해 미 해군대학원에서 행정과학 석사와 경영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귀국 후에는 국방연구원에서 근무하다가 1987년 대령으로 예편했습니다. 이후 군사평론가로 활동하면서 극우 논객이 된겁니다. 지만원씨는 언제부터인가 갑자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배후조종한 폭동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의 소행이다’, ‘당시 시민군들은 폭동 대가로 북한에서 요직을 차지했다’ 등의 내용인데요. 그런데, 법원에서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했습니다.
Q. 북한 특수부대 개입설을 주장한 것을 두고 정치권 입장이 갈리는 건가요?
A. 맞습니다. 특히, 한국당 내에서 지만원씨 추천을 두고 팽팽한 의견 차이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지만원씨가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 특수부대가 개입해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어 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다른쪽에선 “지만원씨보다 5‧18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전문성을 들어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5·18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특별법에 명시한 만큼 전문가인 지만원씨를 위원에 포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원내대표에게 모욕적 언사를 쏟아내 추천하기 어렵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고 하자 “욕설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이라며 지만원씨를 두둔했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선 지만원씨를 배제하면 한국당 지지세력의 큰 축인 태극기 부대와 극우 세력의 반발을 부를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따라서, 다음 달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이 지만원씨 추천을 독려하기도 합니다. 지만원씨를 껴안으면 강경 보수세력표를 끌어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Q. 진상규명조사를 기다리는 분들은 애가 탈 것 같습니다.
A. 조사위원 추천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추천 인사 검증, 조사관 채용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5·18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1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 “하루빨리 올바른 역사관과 전문성이 있는 사람을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해달라”고 추천을 촉구할 계획입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번이 5·18에 대한 진상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설득하고 조사업무를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위촉해줄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며 “나 원내대표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