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감 첫날부터 ‘쇼(Show)'가 벌어졌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살된 퓨마 사건을 지적하기 위해 살아있는 벵갈 고양이를 국감장에 데려왔다. 또 선동열 국가대표팀 야구 감독을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논란이 됐다.
그런가 하면 한국당은 쇼를 위한 무대를 열었다. 서울 영등포에 있는 당사에 영상 콘텐트를 만들 수 있는 오픈 스튜디오인 ‘영등포 프리덤’을 설치했다.
◆ “여긴 어디”…어리둥절한 벵갈 고양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벵갈 고양이가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고양이는 김진태 의원이 지난달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를 사살한 국무조정실의 대응을 비판하기 위해 데려왔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가져왔다”며 “퓨마를 데리고 와서 보여주고 싶지만 그게 힘드니 그 새끼와 비슷한 동물을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의당은 “김 의원에 발언 곳곳에서는 기본적으로 동물을 생명보다는 물건으로 취급하는 인식이 드러났다”며 “동물을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이라면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되는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국회선 진땀
같은 날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선 감독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묻기 위해서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선 감독에게 연봉 2억원을 받으면서 TV를 통해 편하게 경기를 체크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선 감독 때문에 야구팬이 20% 줄었다. 그 우승(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렵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과하든지 사퇴하든지 하라”고 했다.
그러나 손 의원은 되려 역풍을 맞았다. 야구에 대해 잘 모르면서 무의미한 질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소신은 맞고 다른 이들의 의견은 싸그리 무시하는 그(선 감독)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반박했다.
◆ 한국당의 ‘유튜브 정치’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당은 지난 11일 영등포 당사에 ‘영등포 프리덤’이라는 이름의 스튜디오를 열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영’은 ‘젊다’(Young)는 뜻이고 ‘프리덤’은 그야말로 우리당의 상징적인 가치”라고 설명했다.
영등포 프리덤은 영상 콘텐트 촬영이나 팟캐스트 녹음을 할 수 있는 장비 등을 갖춰놓은 곳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영상은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또 스튜디오 내부 곳곳에는 테이블과 커피 머신 등을 배치해 카페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김 위원장은 “어떤 분이든 오셔서 이야기할 수 있고 많은 분들에게 방송은 열려 있다”며 “정당도 이제는 오픈스튜디오를 통해 정강·정책, 강령, 의정활동 모습 등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