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로 본 국회의원 폭행수난史

장은영 기자 입력 : 2018-05-08 07:00 수정 : 2018-05-2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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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척 다가오다 김 원내대표 턱 가격
한국당 "대한민국 국회의원에 대한 테러"
박지원 의원, 안철수 지지자에게 계란 맞기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자리해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내에서 일반인에게서 따귀를 맞는 기습 폭행을 당해 논란이다. 국회의원이 일반인에게 맞거나 갖가지 물리적 위협을 받은 사례는 종종 있는 일이다. 국민의 관심과 유권자의 '표'로 존재감을 유지하는 국회의원이지만 그런 탓에 대중으로부터 위협을 받기도 한다. 국회의원이 겪은 폭력 사태를 되짚어봤다.

◆ 김성태 원내대표, 악수하며 다가온 30대 남성에게 턱 맞아

7일 김성태 원내대표는 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했다. 단식 농성 중인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일 화장실에 가던 중 국회 본청 계단에서 30대 남성 김 모씨에게 턱을 맞았기 때문이다.

김 모씨는 김 원내대표에게 ‘영양갱’을 주겠다며 접근했다가 실패했다. 이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이동하던 김 원내대표에게 다시 접근해 악수하는 척하다가 오른쪽 턱을 세게 때렸다. 그는 현장에서 당직자들에게 제압당한 뒤 경찰에 넘겨졌다.

무직으로 알려진 김모 씨는 현장에서 “한반도를 잘 통일해 보자는 것을 높이 평가했는데 그걸 받아주고 국회에서 비준해 달라는 게 그렇게 어렵나”, “나는 모태솔로(태어나서 한 번도 이성교제를 하지 못했다는 의미의 은어)다”, “어머니를 때린 적 있다” 등 횡설수설했다.

김 원내대표는 바로 구급차를 타고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돼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받았다. 그는 심한 두통과 맞은 부위의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단식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수액은 맞지 않고 국회로 복귀했다.

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에 대한 테러는 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테러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에 대한 테러이고, 더 나아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강조했다.

또 장 수석대변인은 “홍준표 대표마저 테러의 목표로 삼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순한 개인의 일탈행동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며 “경찰은 범인이 정신 병력이 전혀 없음을 확인한 만큼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중에 무방비로 노출…국회의원 폭행 피해史

국회의원은 대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모여 있는 만큼 위험도 상존한다. 

대표적 사례는 지난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커터 칼 피습 사건이다. 박 전 대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유세를 하던 중 한 남성에게 피습 당했다. 범인 지충호 씨는 10cm 가량의 커터 칼을 박 전 대표에게 휘둘렀고, 박 전 대표는 얼굴 오른쪽 귀 아래부터 턱 윗부분까지 심한 상처를 입었다. 지씨는 상해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2016년 출소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한 마라톤 대회에서 날계란을 뒤집어썼다. 당시 국민의당 소속이었던 박 의원은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 참석했다가 60대 여성이 던진 계란에 맞은 것이다. 그러나 박 의원은 계란을 직접 닦아내며 “내가 맞아서 다행”이라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계란을 투척한 여성은 광주 안철수 연대 팬클럽 회장으로 알려졌다. 당시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놓고 안철수 대표와 박 전 대표가 갈등을 겪자 박 전 대표에게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친박 단체에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끝나지 않은 전쟁-최순실 국정 농단 천일의 추적기’ 북 콘서트를 가졌다. 그는 행사를 마치고 지하주차장으로 이동하던 중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빨갱이’ ‘개XX' 등의 욕설을 들었다. 결국 LA 경찰까지 출동해 상황을 진정시켰다.

그런가 하면 국회사무실이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한 20대 남성은 지난해 9월 25일 새벽 4시 20분께 국회 본청에 있는 당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비서실 유리창에 돌을 던졌다. 국회 담을 넘어 침입한 그는 검거 당시 휘발유 2리터가 든 병과 커터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국민들의 피를 빠는 국회의원들에게 경고하려 했다”라며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노린 것은 아니었다. 돌을 던진 방이 누구의 방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했다. 당시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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